미국 TOP 25 MBA 랭킹…“다 같은 MBA가 아니다” | |
글 : 조용탁 기자 |
'MBA는 우리가 최초’라고 주장하는 두 학교가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다트머스대다. 1881년 미국 최초로 경영학과를 개설해 금융 및 재정 과목 수업을 한 펜실베이니아대는 당연히 자기네가 MBA의 원조라고 주장한다. 경영학 자체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 지만 다트머스대의 주장은 다르다. 1900년 다트머스대에서 시작된 아모스 터크 경영학교(Amos Turk School of Business Administration)가 현대 MBA 최초의 모델이라는 것이다.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영기법의 현장체험을 통해 경험을 쌓게 해 전문경영인으로 육성하는 최초의 전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어 느 곳을 최초로 삼아도 큰 문제는 없다. 분명한 것은 MBA의 역사가 100년을 넘어설 정도로 사회에 확고하게 자리 잡아 전문 인력을 배출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저마다 최고의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명문 MBA들이 늘어나자 과연 어떤 곳이 더 효과적인지 평가하려는 시도가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언론사들의 MBA 랭킹 발표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월스트리트 저널, 비즈니스 위크 등 주요 경제언론사에서는 매년 각 대학 MBA의 랭킹을 발표한다. 랭킹을 결정하는 주요 항목은 입학 전 성적, 졸업 후 받는 연봉, 취직률, 학생들의 선호도, 기업 인사 담당자의 평가, 교수진에 대한 평가, 학교 시설 등이다. 이들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랭킹을 매긴다.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음은 물론 각 학교도 랭킹 발표에 크게 신경 쓰고 있다.대 부분의 랭킹에서는 하버드·펜실베이니아·스탠퍼드·MIT 등이 5위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는 졸업 후 연봉이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한다. MBA 랭킹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높아졌는가’하는 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에 불만을 가진 학교들도 있다. 우수한 MBA 프로그램, 유능한 학생들과 교수진이 있어도 연봉을 적게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유능하지만 사회 경력이 적은 학생들을 많이 받아들이는 텍사스주립대와 UCLA가 이에 속한다.
이 밖에 졸업생 수도 실력과 무관하게 랭킹에 영향을 미친다. U. C. 버클리와 다트머스 등의 랭킹이 처지는 이유는 학생 수다. 고용인들이 우수한 MBA를 선택할 때 점수를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높다. 시카고대와 일리노이주립대처럼 학문적인 면에서 강세를 띠는 학교도 있다.
이코 노미스트 2005년 09월 06일 803호
미국 6대 MBA 입학담당자에게 듣는다 | |
글 : 조용탁 기자, 정병찬 JCMBA 대표 |
“스폰서가 어딘지는 상관없어”
매 년 236명의 학생이 입학하는 UC 버클리의 GMAT 평균은 703점, 토플 평균은 277점이다. 평균 학점은 3.49. 39개 국가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여성 비율은 33%. UC 버클리 MBA에서 추구하는 교육 목표는 개인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개발해 사회의 리더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다른 주요 MBA 프로그램과의 차이는 목표 달성을 위해 리더십 보다 창의적 사고를 더 강조한다는 것. 그리고 이곳 UC 버클리에서도 한국인은 인도·일본인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이다. 피터 존슨 UC 버클리 입학담당자는 한국 학생들의 특징을 말하던 중 “한국 학생들은 대기업의 스폰서를 받아 지원할 경우 입학이 수월하다고 믿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이는 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존슨은 “입학은 지원자의 능력과 잠재력을 검토해 결정될 뿐 언제 지원했고 누가 스폰서를 해주느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간혹 회사에서 스폰서를 해 준 직원이 입학하지 못했다고 찾아와 흥분하는 기업 담당자들도 있지만 실력이 부족한 지원자를 받아들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UC 버클리 피터 존슨“한 번 더 고민할 줄 알아야”
많 은 학생의 에세이를 읽지만 이 중에는 질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크리스티 St. 존 다트머스 MBA 입학담당자는 “한국 학생들이 MBA에 지원하며 조금만 더 생각해도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크리스티는 한국 학생들은 지원할 학교를 선택할 때 랭킹을 중시하는 것 같다며 “랭킹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랭킹이 어떻게 매겨졌는지 원리를 아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랭킹의 세부 사항인 학교의 재정상황, 졸업후 취업률과 연봉, 진출분야를 모두 점검한 다음 자신의 진로와 연계해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단순 수치에 의존할 경우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크 리스티는 “다트머스의 GMAT 평균은 702점이지만 580~780점 사이의 지원자가 입학했다”며 “580점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합격했을까 의문을 가져보는 것이 실제로 MBA에 합격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 구사 능력을 향상시킬 것을 특별히 주문했다.
다트머스 크리스틴 St, 존
“1차 모집에 지원하면 가능성 커”
로 드 가르시아 MIT MBA 입학담당자는 “한국 학생들은 2차 지원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올해 지원한 한국 학생 211명 중 오직 21명만 1차에 지원했고 나머지 190명은 2차에 지원한 것. 하지만 2차에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고 가르시아는 지적한다. “MIT MBA의 경우 1, 2차 각각 200명씩 선발하지요. 따라서 한국 학생들이 1차에 지원하면 입학할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르시아는 “전체 지원자 중 약 30%가 1차에 지원하고 70%가 2차에 지원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90%가 넘는 한국 학생이 2차에 지원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가르시아는 10월 한국을 방문해 MBA 설명회를 열 것이라며 MIT MBA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연락주기를 희망했다. “주위에서 들리는 말을 과신하지 말고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혼란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MIT 로드 가르시아
“무엇을 배우는지 알아 두는 게 좋아”
컬 럼비아가 좋은 학교라는 말보다는 왜 내게 컬럼비아가 좋은 학교인지 설명해야 합니다.” 마이클 깁슨 컬럼비아 MBA 입학담당자는 지원하기에 앞서 자신과 학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밝히고 학교의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를 개발해 나가겠다는 설명이 있어야 에세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깁슨은 충고한다. 그가 지원자에게서 알고자 하는 점은 이외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잘 버틸 수 있는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등이다.
컬럼비아 MBA는 가장 현장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매주 금요일은 수업은 없고 항상 실습한다. 뉴욕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인턴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컬럼비아 마이클 깁슨
“외국인도 월스트리트 취직 가능해”
NYU MBA 졸업생은 6만8000명에 이른다.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 중 절반가량은 뉴욕 인근에서 일하고 있다. 골드화브 NYU MBA 입학담당자는 이들 졸업생을 가리켜 “NYU MBA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부른다.
가 장 끈끈한 인간관계를 가진 동문회를 가지고 있어 서로 도울 수가 있다는 것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고 있는 학교 선배와 식사를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다시 수업을 들으러 돌아올 수 있다”고 골드화브는 NYU의 장점에 대해 강조했다.
비금융권 출신은 금융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2년이란 시간이 있고 외국계 역시 실력만 검증받으면 졸업 후에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서 일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NYU 파울라 스텔시 골드화보
“국가별 쿼터 있다는 말은 사실무근”
한 국에서 뛰어난 학생이 10명 지원한다면 모두 합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100명이 지원하더라도 기준에 부족하면 아무도 합격하기 어려울 것이고요.” 데릭 볼턴 스탠퍼드대 MBA 입학담당자는 국가별 쿼터는 소문이라고 말하며 “스탠퍼드는 학생의 실력만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년간 매년 한국 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만 입학한 사실 때문에 많은 한국 학생들이 스탠퍼드는 여학생을 우대한다는 소문이 있는 점에 대해서도 “오직 한국과 태국에서만 남자보다 여성이 더 많이 지원하고 있다”며 “더 많은 지원자 사이에서 더 많은 합격자가 나오는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스탠퍼드가 MBA 재지원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것도 소문이라고 했다. 오히려 “한 번 떨어졌지만 다시 지원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목표에 대한 인내심과 결단력을 발견할 수 있다”며 재지원자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스탠퍼드 데릭 볼턴 이코노미스트 2005년 09월 06일
“목적이 분명해야 MBA 성공한다” MBA로 가는 길…에세이에 가장 신경 써야… GMAT 700점 받아야 일류 MBA 진학 | |
글 : 조용탁 기자 |
낯선 여행지로 떠날 때 경로를 알려 주는 가이드가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한정된 시간 내에 정해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좋은 가이드가 꼭 필요하다.
MBA로 가는 길도 그렇다. MBA로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는 사람들에겐 낭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최대 MBA 진학업체인 JCMBA와 공동으로 MBA 가이드 특집을 기획했다.
올 해 톱10 MBA 프로그램에 합격한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고, 이 중 51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미국 6대 MBA 입학 담당자와도 직접 인터뷰했다. 이번 특집은 MBA의 길에 들어서려는 사람들에겐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편집자>
왜 자신이 지금 MBA를 가야 하는지 많이 생각해야 합니다.” 2005년 9월 와튼 MBA 과정에 입학하는 박경주(여·28)씨는 무턱대고 지원하기에 앞서 MBA를 통해 자신의 경력을 어떤 방향으로 개발해 나갈 것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해마다 MBA를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미 MBA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더 이상 MBA가 필요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정 병찬 JCMBA 대표는 “MBA만 마치면 누구에게나 연봉 10만 달러를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하며 “비싼 학비와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기 이전에 자신에게 왜 MBA가 필요한지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년 100명 이상의 일류 MBA 출신자가 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증권회사 인사팀에 근무하다가 올해 인시아드 MBA 과정에 입학하는 고승국(33)씨는 MBA를 통해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 하기보다는 기존의 경력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취업 기회를 찾도록 충고한다.
이 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MBA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버클리 MBA 과정에 입학하는 박성훈(34)씨와 인시아드에 입학하는 엄재민(36) 변호사는 투자금융과 사모펀드 관련 일을 해 보기 위해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심했다. 다트머스대학과 켈로그 스쿨로 유학가는 류준수(33)씨와 이용욱(32)씨는 모두 KAIST 공학 박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MBA 진학 목적은 각각 다르다.
류씨의 꿈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는 것이고 이씨는 자동차 기업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MBA들이 가장 선망하는 경영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다 올해 시카고 MBA 과정에 진학하는 안성국(32)씨는 컨설턴트 경력 개발 상 MBA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MBA 진학의 공통적인 목적은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였지만 세부적인 사항을 살펴보면 ‘더 나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심화된 지식을 쌓기 위해’ ‘국제적인 감각을 습득하기 위해’ ‘해외인맥을 확보하기 위해’ 등으로 제각각이다.
취업 전문가들은 MBA를 통해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기존의 경력과 본인의 장점을 살려 원래 몸담고 있던 직장에서 더 나은 위치로 이동한다는 전략을 세우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충고한다.‘ 성공적인 MBA 지원 전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다수 합격자는 ‘MBA를 가야 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GMAT와 TOEFL 시험을 치르고 각종 지원 서류를 준비한다는 게 매우 빠듯한 일이므로 MBA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지원자들은 준비 과정에서 닥치는 수많은 고비를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MBA 포털 사이트인 www.mba.co.kr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준비 과정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원하는 사람은 매년 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 경영인을 꿈꾸며 MBA 입시 사정에 지원하지만 MBA 과정 입학허가서를 받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중에서 합격의 열매를 얻는 사람은 약 400명. 13%에 이르는 사람이 미국과 유럽의 MBA에 입학하고 있다. 합격자 중에는 비경영 전공자도 많다. 합격자들의 다양성은 ‘4년제 대학 졸업자’라는 자격조건 외에는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10 대 1에 이르는 힘든 경쟁률을 뚫고 올해 톱 MBA 프로그램에 진학하는 예비 MBA들은 어떤 지원 과정을 거쳤을까? MBA 지원 시 요구되는 조건들은 대학 평균 학점(GPA)과 미국 경영대학원 시험인 GMAT와 TOEFL, 직장 경력,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 등이 있다. 이 중 합격자들이 꼽은 가장 힘든 과정은 GMAT 시험과 에세이였다.
GMAT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영어능력을 측정하는 TOEFL 시험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원자들이 GMAT 시험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미국인들과 경쟁해 그들과 같은 점수를 받아야 할 만큼 영어 문장 구성 능력과 논리력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류 MBA 입학생들의 GMAT 평균은 700점 전후다. 이는 수험생 중 상위 10%에 들어가는 성적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70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GMAT 수험생은 약 250명. 비록 어렵기는 하지만 GMAT 고득점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GMAT 고득점자들은 “우리나라 지원자 대부분이 GMAT의 수리영역(Quant Part)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약 3~6개월의 시험 준비를 통해 영어 능력(Verbal Part)을 보완하면 700점 이상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예비 MBA들에게 GMAT보다 더 까다로운 과정으로 꼽힌 것은 에세이다. 객관화된 수치가 아닌 자신의 경험·가치관·가능성을 영어로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MBA 준비 과정을 ‘산 넘어 산’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OEFL과 GMAT라는 영어시험을 넘어서면 에세이라는 관문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MBA 지원 에세이는 지원자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담겨야 한다는 점에선 짧은 자서전과 같다. 그렇다고 회사 입사 시 작성하는 자기 소개서처럼 통속적으로 가족과 경력 사실을 소개하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MBA 입학 담당자는 “자신의 경력을 나열한 뒤 컬럼비아가 훌륭한 학교여서 지원했다는 식의 에세이는 곤란하다”며 “자신이 우리 학교의 MBA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특징을 어떤 방향으로 개발해 나갈 것인지가 들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요 MBA 입학 담당자들은 지원자들에게서 ‘왜 MBA 과정을 지원하는지’ ‘MBA 졸업 후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 ‘나의 리더십 스타일이 어떤지’ ‘어떤 경험이 나의 경영자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 ‘내가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된 어떤 경험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
학교별로 각기 다른 에세이 주제와 분량이 있기 때문에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춰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기술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입식 교육을 받아 온 우리나라 지원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왜?’ 그러한지를 설명하는 것은 낯선 일이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 부분이다. 올해 MIT에 입학하는 이하경씨는 “자신이 원하는 학교의 특성을 빨리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 이상의 대안은 없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부분의 예비 MBA들은 이 에세이 작성 과정이 가장 힘들었지만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던 뜻 깊은 기회였다고 회상한다. 시카고대 MBA에 진학할 예정인 홍준화(30)씨는 “내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끊임없이 나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MBA 지원 과정 이외에 어디서도 해 보지 못한 진지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MBA를 지원하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자 이를 이용하려는 유학업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모 유학원이 인터넷에 올라온 MBA들의 신상 정보를 이용해 그 유학원이 모두 합격시킨 것처럼 허위 홍보를 한 적이 있다. 지원자가 몰리면 MBA 에세이를 대필해 주는 과정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MBA 지원자다. 에세이를 찍어내듯이 만들어 질이 크게 떨어지다 보니 정작 MBA를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 큰 피해가 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원자는 힘이 들더라도 유학원에 의뢰하지 말고 에세이를 직접 작성하도록 조언했다. 만일 에세이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유학원의 일방적인 홍보 문구에 의존하지 말고 합격생들의 경험에 의한 입소문과 개인적 추천을 활용하라고 충고했다
“MBA에서 글로벌 경영을 경험한다” MBA로 가는 길…국내 경영학석사(MS)와 달라… 토론식 수업과 현장체험 위주 | |
글 : 정병찬 JCMBA 대표 |
"기업가는 훈련되는(educated)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must be born)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많은 훌륭한 경영자를 필요로 한다. 이것이 MBA 과정의 존재 이유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MIT MBA 출신)이 MBA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며 인용한 구절이다.
MBA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경영학석사’다. 국내 경영학석사(MS·Master of Science) 과정들이 MBA 인기가 높아지자 학위 이름만 MBA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MBA를 국내 경영학석사 과정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MBA 과정은 국내 경영학석사 과정과는 판이하다. 비록 그 이름을 MBA라 하더라도 국내 경영학석사 과정은 근본적으로 ‘경영학 이론’들을 가르치는 MS 과정이기 때문이다.
MBA 는 전문경영인을 양성하는 매우 실용적인 과정이다. 최근 한국에서 MBA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은 많은 기업이 ‘혁신을 주도할 글로벌 경영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MBA는 2년간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일까?
국내 경영학석사 과정과 달리 MBA 과정은 다국적 팀원들이 글로벌 기업 경영자가 된 것처럼 실제 경영 사례를 토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경영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MBA는 기업의 글로벌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훈련된다.
2 년 과정으로 이뤄진 미국 MBA 과정의 첫해에는 경영자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경영학 지식을 습득하고 리더십·팀워크·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경영 자질을 경험을 통해 익힐 수 있도록 만든다. ‘코어 과정’이라 불리는 1년차 커리큘럼은 마케팅·재무관리·회계학 등 경영 이론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된 국내 경영학석사 과정의 커리큘럼과 많이 다르다.
미국의 톱 스쿨 MBA 과정은 무엇보다 경영 이론의 응용, 케이스와 토론, 현장 경험 등이 중심이 된다. 7개 과목으로 구성된 MIT MBA 과정의 첫 학기 코어 과정을 예로 들어 보자. ‘경영의사 결정을 위한 경제학적 분석’ ‘데이터 분석 모델과 의사결정’ 과목은 기업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을 경제학적·통계적 이론을 적용해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도록 훈련한다.
‘조직 행동 및 팀 프로젝트’ 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학습 대상이 된다. 코어 과정 전체의 팀 활동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을 개인·팀 차원에서 분석하게 하고 본인의 경험을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이론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본인의 경험을 통해 팀워크와 리더십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컨설팅 프로젝트-1년차의 도전’ 과목은 그룹별로 기업체를 정해 기업의 당면 과제를 경영 컨설턴트가 돼 해결하도록 한다. ‘관리자의 커뮤니케이션’ 과목은 프레젠테이션, 취업 인터뷰, 보고서, 협상 등의 실제 상황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향상시키도록 한다.마 지막으로 ‘재무회계’ ‘마케팅 관리’ 또는 ‘파이낸스 이론’ 과목은 비경영학도를 위해 가장 필요한 선진 경영 지식을 케이스와 강의 등을 통해 습득하도록 한다. 이런 코어 과정을 마치면 1년차 2학기부터 학생들은 본인의 향후 직업과 경력 개발 방향을 감안해 듣고 싶은 과목들을 자유롭게 선택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MBA 과정은 이처럼 단순히 경영 이론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토론식 수업과 현장 체험 프로젝트, 팀워크 활동 등을 통해 최신 경영 이론을 실제 경영 현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MBA들은 팀워크와 리더십, 글로벌 식견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 글로벌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눈에 보이지 않는 튼튼한 무기로 자신을 무장하게 된다.
신성장동력을 찾아 새로운 도약과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할 글로벌 경영인’ 후보로 MBA를 주목하는 것은 이처럼 MBA들이 2년간의 힘든 ‘경영 훈련’을 통해 문제를 기회로 보고 자신 있게 도전하는 ‘MBA 정신’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MBA ‘슬론 펠로’ 프로그램
“40대 이상도 도전할 수 있다”
혁 신 경영을 지휘할 부장급 직원과 임원들을 회사가 지원해 MBA 과정에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5~6년 경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 정규 MBA 과정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경영진이 입학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마땅치 못하다.
MIT· 스탠퍼드·런던 비즈니스 스쿨 등 세 학교에 개설된 ‘슬론(Sloan) 펠로’ 프로그램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경영진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리더십과 기업가 정신 등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MBA 과정이다. 슬론 펠로 프로그램은 훌륭한 리더는 경영에 관한 다양한 분야를 종합할 수 있는 식견을 가져야 한다고 믿었던 앨프리드 P. 슬론 주니어 전 GM 회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슬론 펠로 프로그램은 1년 과정으로 전일제로 수업이 진행되는 학위 과정이다. 스탠퍼드와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경영학석사(Master of Business Science) 학위가 수여되고 MIT 프로그램은 MBA 학위가 주어진다. 슬론 펠로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경력과 회사의 스폰서십이 있어야 한다. 학비는 매우 비싼 편이다. 1년 과정이지만 일반 MBA의 2년간 학비보다 약간 더 비싼 8만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평균 나이 35세의 클래스 구성에서도 보듯 슬론 펠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경력을 바꾸려는 정규 MBA 지원자와 달리 소속된 조직으로 돌아와 경영에 참여하는 데 적합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영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정 규 MBA 과정에 비하면 슬론 펠로 프로그램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많은 국내 기업이 진취적인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직원들을 유명 MBA 과정에서 교육시키고 있지만 최고경영자 MBA 과정에 관심을 가지는 인사 담당자는 매우 드물다. 정규 MBA 과정에만 집중적으로 지원자가 몰리는 현실에 대해 학교 측은 본인의 직위와 경력을 고려해 어떤 프로그램이 적합한지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이코노미스트 2005년 09월 06일
No comments:
Post a Comment